김 소 월


물은 희고 길구나, 하늘보다도.

구름은 붉구나, 해보다도.

서럽다, 높아 가는 긴 들 끝에

나는 떠돌며 울며 생각한다, 그대를.


그늘 깊이 오르는 발 앞으로

끝없이 나아가는 길은 앞으로.

키 높은 나무 아래로, 물 마을은

성긋한 가지가지 새로 떠오른다.


그 누가 온다고 한 언약(言約)도 없건마는!

기다려 볼 사람도 없건마는!

나는 오히려 못 물가를 싸고 떠돈다.

그 못물로는 놀이 잦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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