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지났지만 올려 봅니다.


김 춘 수


추석입니다

할머니

홍시 하나 드리고 싶어요

서리 내릴 날은 아직도 멀었지만

기러기 올 날은 아직도 멀었지만

살아 생전에 따뜻했던 무릎

크고 잘 익은

홍시 하나 드리고 싶어요

용둣골 수박

수박을 드리고 싶어요

수박 살에

소금을 조금 발라 드렸으면 해요

그러나 그 뜨거웠던 여름은 가고

할머니

어젯밤에는 달이

앞이마에 서늘하고 훤한

가르마를 내고 있었어요

오십 년 전 그 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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