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울산바위가... 

이 사진은 설악산 울산바위입니다. (출처:Flickr의 flowerguy님)

바로 전에 설악산 사진을 포스팅했으니

이번엔 설악산에 있는 울산바위의 전설에 대해 포스팅합니다.

옛날 옛적에, 하느님이 금강산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팔도 곳곳에 널린 바위 중에서 크고 아름다운 바위를

1만 2천개 모아 금강산의 1만 2천봉으로 만드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전국 팔도강산의 바위를 금강산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이에 이름난 바위들이 일제히 금강산을 향해 몰려갔는데,

경상도 울산에 있는 큰 바위도 금강산 여행길에 오릅니다.

하지만 너무 덩치가 컸기 때문에 뒤쳐지게 되었고,

강원도 울진·삼척·강릉을 지나 어느덧 설악산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울산바위는 설악산의 빼어난 절경을 보고

설악산을 금강산으로 착각한 나머지 하느님을 불렀지만

하느님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고, 지나가던 사람이

"이곳은 금강산이 아니라 설악산이오."

이 말에 울산바위가 금강산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그 사람이 또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안타깝지만 이미 금강산에 1만 2천개의 바위가 모두 모였소."

결국 금강산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울산바위는

이제와서 울산 땅으로 되돌아가면 놀림거리가 될 것 같아

생각 끝에 그냥 설악산에 눌러앉기로 합니다.

훗날 이를 알게 된 울산 땅의 사또는 자신의 땅에 있던 바위가

금강산에 가지 못했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해서

울산바위를 이용해 돈이라도 받을 심산으로

양양으로 가서 양양 사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설악산의 저 큰 바위는 본래 우리 울산 땅의 명물이었소.

그런데 지금 이 곳 양양 땅에 있으니 세를 내시오."

이 말을 들은 양양 사또는 이렇게 답합니다.

"저 스스로 눌러 앉은 바위 때문에 우리가 세를 낼 수 없소.

그러면 차라리 당신들이 바위를 도로 가져가시오."

이 말에 울산 사또는 뜨끔하여 잠시 말을 멈추다가

"좋소. 재로 꼰 새끼줄로 바위를 묶으면 가져가겠소.

한 달 뒤에 다시 올 터이니 못하면 세를 낼 준비를 하시오."

라고 답을 하고는 일단 물러갑니다.

한 달 뒤 울산 사또가 세를 받으러 오자 양양 사또가 이르기를.

"약속대로 재로 꼰 새끼줄로 바위를 묶었소.

못 믿겠거든 가서 확인해 보시구려."

의외로 자신만만하게 나오는 양양 사또를 보고 울산 사또가 놀라

반신반의하며 바위를 보러 갔더니 정말로 재로 꼰 새끼줄로

바위를 묶어놓은 게 아니겠습니까?

"자, 이제 약속대로 이 바위를 도로 가져가시지요."

이 말에 울산 사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멘붕상태에 빠진채 황급히 자리를 뜨고 말았습니다.

사실 재로 꼰 새끼줄로 바위를 묶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렇습니다.

울산 사또가 가자, 양양 사또는 고을의 청년들을 불러모아 새끼줄을 꼬게 한 다음

소금물에 절여놓은 뒤에 그 줄로 울산바위 둘레를 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울산 사또가 행차하기로 하기 전날 새끼줄에 불을 붙입니다.

불이 다 꺼지니 이 모습이 마치 재로 꼰 새끼줄로 바위를 묶어놓은 것처럼 보인 것입니다.

속초(束草)라는 지명 또한 바로 이 전설에서 유래했습니다.

글이 재미있었나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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