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서, 두 돌이 다투는 과정에서 한 쪽은 집이 있고 집이 없는 상황을 이르는 말.

다이어리에서 "바둑에서의 발상전환" 포스팅을 한 김에

이번에도 바둑 포스팅입니다.

이 포스트에서 소개할 한자어는 바둑 한자성어 중 하나인 "유가무가"(有家無家)입니다.

이 말의 뜻을 보면, "집이 있고 집이 없다"는 뜻입니다.

유가무가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우선 수상전(手相戰)이라는 단어의 뜻부터 이해하셔야 합니다.

말 그대로 '수싸움'이라는 의미입니다. 바둑에서 수상전이라 하면

서로 고립된 양쪽 돌끼리 사활을 걸고 싸우는 상황을 말합니다.

즉, 이런 상황을 가리킵니다.

△로 표시된 흑과 백이 수상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자, 여기서 흑이 한 수 두어 보겠습니다.

흑 1로 변 쪽에 작은 집 하나가 생겼습니다.

그러면 당장은 두 집이 나지는 않더라도 내부 공배를 백이 전부 메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특히 위와 같이 외부 공배가 다 메워진 상황에서는

흑이 손빼도 흑집 하나로 인해 백이 흑을 잡지 못합니다.

오히려 백이 자충이 되었지요.

흑이 저기서 백을 전부 따내면 자연스레 집을 내고 살게 됩니다.

이와 같이 유가무가(有家無家)는 바둑의 수상전에서

한 쪽은 집이 있고 다른 한 쪽은 집이 없으면 집이 있는 쪽이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바둑 격언 중에서도 "유가무가(有家無家)는 불상전(不相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격언을 해석해 보면 "한 쪽은 집이 있고 다른 쪽은 집이 없으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저 앞의 그림에서 백이 선수라면 어떨까요?

집을 만들 수 있는 흑과는 달리 백은 집을 만들 공간이 없어서 흑을 이길 방법이 없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 이유를 보자면,

이렇게 흑이 한 수만에 집 하나를 만들 공간을 백이 장악해 버립니다.

오른쪽에 흑이 두 수를 두면 집 하나를 만들 공간이 더 있지만,

이렇게 남은 한 점의 공간마저 백이 집 내기를 방해하면

그 다음 차례는 흑인데 자신이 단수에 걸리는 상황을 피해 백을 잡을 곳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흑이 손빼면 과연 어떨까요?

네. 백도 마찬가지입니다. 흑을 잡으러 가려니 역시 자충이 됩니다.

이런 상황을 바둑에서는 "빅"이라고 부릅니다.

이 경우 빅을 둘러싼 돌들이 전부 살아있다면 빅이 된 돌도 다 살아 있는 것이 됩니다.

흑의 입장에선 빅이므로 일단 살아는 있지만,

백에게 선수를 빼앗겨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크겠습니다.

여기서 바둑 한자성어 중 "유가무가"(有家無家)에 관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