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화

뱀 사

더할 첨

발 족


쓸데없는 일을 하여 도리어 일을 그르침


흔히 사족(蛇足)이라는 말로 더 잘 알려진 이 말은 <전국책>(戰國策)의 <초책>(楚策)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영윤(令尹; 집정관)인 소양(昭陽)이라는 사람이 위(衛)나라를 치고

이 여세를 몰아서 제(齊)나라까지 치려고 할 때 제나라의 진진(陳軫)이라는 사람이 소양을 찾아가서 설득시키기를

"혹 당신께서는 이미 가장 높은 관직에 오르지 않으셨소?"

이 말에 소양은 그렇다고 답하자 진진이 다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비유를 하나 해 드리지요."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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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좋은 술이 한 병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술의 양이 여러 사람이 마시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혼자 마시기엔 적당한 양이라

고심 끝에 뱀을 가장 빨리, 가장 잘 그린 사람이 술을 마시자고 내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제히 뱀을 그리기 시작하였고, 잠시 후 그 중 한 사람이

"자, 내가 가장 먼저 완성했소."

하면서 또

"나는 다리까지 그릴 수 있소."

라고 말하며 뱀의 다리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다리를 그린 뱀을 완성하고 술을 마시려 하자

다른 사람이 뱀을 다 그리고 술을 가로챘습니다.

그러자 다리가 있는 뱀을 그린 사람이

"뱀을 먼저 다 그린 건 나인데 왜 당신이 술을 마시는 것이오?"

라고 화를 내자 돌아온 대답은 이렇습니다.

"뱀은 본래 다리가 없는 동물이오.

하지만 당신의 그림을 보시오. 뱀에게 있지도 않은 다리를 그리지 않았소?

그걸 어찌 뱀이라 할 수 있겠소?"

이 말에 다리가 있는 뱀을 그린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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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는 말이

"당신은 이미 최고의 관직에 오른 장군이니 싸움에서 이기더라도 더 얻을 것이 없으며,

만약 지기라도 한다면 쓸데없이 뱀의 다리를 그린 것과 같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소양은 이 말이 과연 옳다고 여겨 제나라를 치려던 계획을 취소하였습니다.


이 고사에서 유래하여,

사족이라는 말은 '쓸데없는 군더더기' 또는

'쓸데없는 일을 하여 도리어 일을 망침'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글이 재미있었나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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