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을 결

풀 초

갚을 보

은혜 은


어떻게 해서든 은혜를 갚음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진(晋)나라에 위무(魏武)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날 큰 병이 들어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아들 위과(魏顆)에게 이르기를

"내가 죽으면 너의 서모를 개가시켜서 순장을 면하게끔 하라."

그런데 그 뒤 위무의 병세가 더 악화되어 정신이 혼미해지자

"저번에 한 말 취소. 내가 죽으면 너의 서모를 순장시켜라. OK?"

하고 반대되는 유언을 했습니다.

위무가 죽자 둘 중 어느 유언을 따를까 생각하다가

"아버지께서 맑은 정신이었을 때의 유언을 따르도록 하자."

하고 서모를 개가시켜 순사를 면하게 하였습니다.

훗날 진(秦)나라와 전쟁이 일어나서 위과도 참전하게 되었는데

적장 두회(杜回)의 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날 싸움에서 패하고 위과는 다음날을 생각하며 잠들었는데

꿈속에서 웬 노인이 나타나서

"청초파(靑草坡)로 물러서서 싸우면 이길 수 있소."

라고 말을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위과는 얼른 청초파로 진지를 옮겨 싸우게 했습니다.

멀리서 진(秦)의 군대가 두회를 앞세워 여전히 맹위를 떨치며

청초파의 진지를 향해 진격을 하고 있었는데

꿈에서 본 노인이 다시 나타나서는

두회가 진격할 길목에 있는 풀들을 묶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두회가 탄 말의 발이 풀에 자꾸만 걸려 진격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말에서 내려 맨몸으로 진격하는데도

역시 두회도 발이 풀에 걸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도 넘어기를 반복했습니다.

결국 위과는 이 틈을 노려 두회를 사로잡고 큰 전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위과는 풀을 묶어놓은 노인을 찾으려 하였으나 노인은 이미 사라졌고,

그날 밤 꿈속에 그 노인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 노인이 말하기를,

"나는 그대가 개가시켜 준 여인의 아버지오.

그대가 선친이 제정신이었을 때의 유언을 따라 좋은 곳으로 개가시켜 준 은혜를 갚기 위해

그대에게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탠 것이오."

했습니다.

이 고사에서 유래하여 '결초보은'이라는 말은

'죽어서도 은혜를 갚음'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의미가 확장되어 '어떻게 해서든 은혜를 갚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좋은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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