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축구 팬들은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얽힌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도하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일본에서는 "도하의 비극"이라고 부르는 이 사건은

당시 최종 예선을 치렀던 곳이 카타르의 도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당시 예선 방식을 보면, 1차 예선을 6개 조로 나누어 치르고

각 조의 1위 팀만 최종 예선에 가서 중립 지역에서 풀 리그를 치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결과 아래 6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합니다.

- 1조: 이라크

- 2조: 이란

- 3조: 북한

- 4조: 대한민국

- 5조: 사우디아라비아

- 6조: 일본

이 팀들이 카타르 도하에서 최종 예선을 치렀습니다.

최종 예선에서 한국은 이란을 3:0으로 대파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했지만

이라크에 2:2로 비기고, 사우디에는 1:1로 비기면서 위기를 맞더니

급기야는 숙적 일본을 상대로는 미우라 가즈요시의 결승골 한방에 0:1로 패배,

조 3위로 내려앉으며 본선행에 적신호가 켜지게 됩니다.

팀

경기

승

무

패

득점

실점

득실

승점

일　본

4

2

1

1

5

2

+3

5

사우디

4

1

3

0

4

3

+1

5

한　국

4

1

2

1

6

4

+2

4

이라크

4

1

2

1

7

7

0

4

이　란

4

2

0

3

5

7

-2

4

북　한

4

1

0

4

5

9

-4

2

이 상황이었습니다.

북한을 제외하면 모두가 본선 진출의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본선에 진출하려면 일단 북한을 이겨놓고

사우디와 이란의 경기, 일본과 이라크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만약에 사우디가 이란을 이기고 일본이 이라크를 이긴다면

한국이 북한을 어떤 점수차로 이기든지 본선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찾아온 운명의 1993년 10월 28일,

마지막 3경기가 동시에 치러졌습니다.

먼저 일본이 경기 시작 5분만에 미우라 가즈요시의 선제골로 앞서갔고

사우디도 이란에 2:1로 앞선 상태로 전반전을 마칩니다.

반면,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한 골도 못 넣고 0:0으로 전반을 종료,

이대로 끝나면 한국의 본선 진출은 무산되는 상황.

그러나 후반전을 시작하자마자 고정운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더니

황선홍의 추가골과 하석주의 쐐기골로 3:0 완승을 거둡니다.

그러는 동안 이라크도 동점골을 넣었는데,

일본이 후반 35분쯤 또 골을 넣으며 달아났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또 흘러 모두가 초조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이대로라면 일본의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 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는 순간이 일어났으니,

경기 종료 직전 이라크의 오므란 자파르가 코너 쪽 센터링을 헤딩으로 받은 것이

일본의 골문에 그대로 빨려 들어가며 2:2 동점이 됩니다.

그리고, 일본의 킥오프와 함께 경기 종료.

결국

팀

경기

승

무

패

득점

실점

득실

승점

사우디

4

2

3

0

8

6

+2

7

한　국

4

2

2

1

9

4

+5

6

일　본

4

2

2

1

7

4

+3

6

이라크

4

1

3

1

9

9

0

5

이　란

4

2

0

3

8

11

-5

4

북　한

4

1

0

4

5

12

-7

2

이렇게 되었습니다.

한국 쪽 분위기는 일본과 이라크의 무승부로 인해 골득실로 한국이 2위로 올라가

극적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하자 모두들 기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반면, 일본 쪽 분위기는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첫 월드컵 본선을 확신했던 일본은 마지막 30초를 못 버티고

이라크에게 동점골을 내 주면서 눈앞의 본선 진출권도 놓쳤다는 사실에

허탈함과 비통함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렇게 일본은 첫 월드컵 본선을 허무하게 놓치고 4년 뒤를 기약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일본의 1992년 AFC 아시안컵 우승을 이끈 네덜란드 출신의 한스 오프트 감독이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감독직을 사퇴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를 두고 한국에서는 "도하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반면,

일본에서는 "도하의 비극"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글이 재미있었나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관련 동영상

- 도하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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